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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11.29 2011 Thanksgiving
  3. 2009.09.26 생각의 여유 2
  4. 2009.07.03 감사합니다 3
  5. 2007.07.22 요즘 2
기억2012. 2. 21. 08:46


2008년 9월 8일, 태평소 데뷔무대!

첨보는 악기를 받아들고 삑삑거리다가 결국 태평소와 오보에의 중간적인 느낌의 소리를 내게 되었다

나중에 보니 웬만한 녹음들보단 음정 괜찮았다는 평가ㅋㅋ

 
Posted by jongwook
기억2011. 11. 29. 13:41
















사실 생각해보면

아득해져 버린 고등학교 시절도, 아직은 현재진행중인 추억인 대학교도, 이제 2년 남짓한 유학생활도

숨막히도록 고생하던 날들은 미화되어 잊혀지고 함께였던 시간들만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렇게 기억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나는 하루하루를 견디고, 행복한 날들의 기억으로 다음 몇 달의 일상을 살아간다:D
Posted by jongwook
기억2009. 9. 26. 15:05

 
  교회에서 미시간대학교 학부생들과 소모임을 하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것은, 사람들이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 지낸다는 점이다. 친구와의 관계, 신앙생활에 대한 고민,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등 깊은 생각들을 나눈다. 정말 평범한 것들이고, 나도 그런 고민을 했었다는 것을 이 블로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지금의 나는 그들과 공감하기 어려웠다. 지난 1~2년 동안 그런 생각을 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만 16세부터 18세까지, 여섯 학기 동안의 짧은 대학생활을 했었다.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둘은 너무 달랐다. 회상해보면 하나하나 좋은 추억들이고 전반기와 후반기 중 어느 하나가 더 좋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마지막 세 학기 동안의 삶은 나의 정신을 너무나도 피폐하게 만들어 놓았다.
  2006년 가을, 입학과 함께 학과를 선택해야할 기로에 놓였고, 깊은 고민 끝에 전자과로 진학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좋았고, 물리과나 수학과 과목을 들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얻으려고 했다. 카이스트 과학영재교육원에서 창의적인 강의자료를 만들고 수업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도전하기도 했다.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누릴 수 있어서 좋았고, 발전해가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반면 후반부는 앞으로 끌려가기만 한 느낌이다. 이제 생각해보면 정말 사람이 그렇게 해선 안될 짓이라고 느낄 정도이다. 이 블로그에 쓰는 글이 현저히 줄어든 것도 이 때부터이다. MCM대회에 출전하고, 실험과 URP를 포함한 21학점을 들으면서도 부전공 이수를 하겠답시고 수학과 과목을 듣고 실내악 수업에서 공연까지 했다.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논문 같지도 않은 URP논문을 쓰고 있어야 했다. 여름방학 내내 GRE를 공부해서 겨우 점수를 받고, 이리저리 치여가며 여덟 군데에 원서를 내고, 그와중에 돈벌겠다고 CS101 조교에 무리한 웹개발 알바까지 하고.. 실험3은 사람을 정말 미치게 만들었고, 수학과 부전공학점을 채우면서 졸업요건을 채우느라 마지막 학기까지 생고생을 해야 했다.
  문제는, 그렇게 1년 반을 지내면서 사고가 급격히 기계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이다. 유학을 가기 위해 대회에 나가고 URP를 하고, GRE를 공부하고,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부탁해서 지원을 하는 모든 과정이 기계적이었다. 그 때부턴 수업에서 배우는게 도움이 되지도 않았고, 공부하는 것이 즐겁지도 않았다.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나 색다른 분야에 대한 탐구 같은 것도 없었다.
  유학을 가고 싶어 하긴 했었다. 이미 충분히 기계적이었던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유학을 꿈꾼 것이 아니라, 국방의 의무 덕분에 취직을 할 수도 없고 24시간 갇혀살아야 하는 카이스트의 대학원생이 되긴 싫었기에 차선책으로서 유학을 희망했었다. 생활의 모든 것이 유학을 위한 내키지 않는 강제들이었고, 일주일에 두 번은 밤을 새게 만드는 실험 덕분에 마음의 안식처였던 오케스트라 활동도 하지 못한 채 대학생활의 후반부를 마무리지었다.


  이곳은, 정말 여유롭다. 한 주에 열시간의 수업이 있는 걸 보고 학과 담당자가 너무 힘들지 않겠냐고 걱정을 할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이 다르다. 다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의욕이 생기고 있고, 수업도 재미있다. 어쩌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던 나를 벗어나 이런 생활이 허락되었다는 것에 너무 기뻐서 장학금이 발표되던 날 혼자 그렇게 오래 울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시간적 여유는 생겼지만, 그간 돌보지 못했던 생각의 여유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겨우 이 정도의 생각을 짜내는 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고 그나마 무슨 말을 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 남은 2009년은 대학생활 전반부의 나와 같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jongwook
기억2009. 7. 3. 14:40

 이제 당당하게 걸어가겠습니다
Posted by jongwook
기억2007. 7. 22. 01:55

* 이건 하나의 주제를 가진 글이 아니라 요즘 한 일과 생각들을 그냥 늘어놓은 거에요 ㅎㅎㅎ


  지난번에 충동구매한 Freakonomics를 다 읽었다. 뭔가 프로그래밍과 비슷한 것 같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 사용자들이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에러 없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하듯이, Freakonomics에 나온 사례들에서도 경제학은 모든 현실적인 경우에 대해 대처를 해야 했다. 이상적인 방안만을 제시하는 윤리학과는 다르게 말이다.
  대학교에 온지 1년동안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 바로 삶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때까지는 공부할 때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사회진출의 바로 전 관문인 대학에 오니까 달라졌다. 결국 잘먹고 잘살자고 이러고 있는것이니까. 전자공학과 함께 관심이 크게 증가한 분야가 바로 경제학이다. 골방철학자보다는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책 속에 들어있는 세상이 아닌,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 책을 사서 읽고 금융권 홈페이지에 들어가 여러 상품들을 비교해 봤고,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다양한 정보를 묻기도 했다. 공부만 하고 살다가 결국 돈도 얼마 못벌고 죽으면 배가 아플 것 같다. 물론 학문적으로 뒤쳐지지 말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뒤쳐지는 것도 싫었다.

  누구보다도 앞서가야 한다. 인생의 초반인 지금 상대적으로 해낸 일들이 많은 나였지만, 고삐를 풀지 말자. 오늘 있었던 스타리그 결승전의 변형태도 2:0으로 앞서다가 스타리그 역사상 최초로 2:0에서 역전패하여 우승을 내어주고 말았다. 나도 언제든지 오늘의 3차전처럼 몬티홀에서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패배의 길로 접어들게 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몸담고 있는 조교일은 나에게 좋은 자극제이다. 그 일이 나에게 주는 가장 큰 효과는 수당이나 경험이라기보다는 자극이다. 영재교육원 홈페이지에서는 또래 아이들이 얼마나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노력에 비하면 지금 나의 위치가 얼마나 과분한 것인지도 느끼게 된다. 고등학교 동기들은 과외를 하면서 자신이 배우는것도 많다고 한다. 한두 사람의 학생에게서 느끼는 기분이 그러한데, 수백명의 또래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조교는 오죽할까-ㅎㅎㅎ



  물론 학생들을 이기적인 삶의 경쟁상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너무나 도와주고싶다. 내가 배울 때보다 더 쉽고 편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결국 함께 잘하자는거니까~
  이번 가을학기 학습컨텐츠 중 하나를 푸리에변환 관련 분야로 선택했다. 푸리에 변환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응용되고 있고, 그것의 개념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음악 플레이어의 Equalizer는 음높이에 따른 음량을 조절하여 취향에 맞는 음색을 만들어낸다. 음악을 주파수별로 분리해서 거기에 적절한 음량처리를 한 뒤 다시 합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들어가는 수학적 연산은 과학고등학교 학생이 접하기에도 벅찬 수준이다. 일단 적분변환을 이해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복소수를 다루지 않아도 되는 라플라스 변환이 진도상 먼저 다루어지고, 푸리에 급수를 배우기 위해서는 함수공간에서의 직교성이나 수렴성에 대한 복잡한 실해석학 주제들까지 필요하다. 물론 고교과정에 없는 미적분학이 밑바탕으로 깔린다.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직관적인 일을 위해서 저렇게 복잡한 배경지식이 필요한 것일까. 고등학교 재학 시절 나는 푸리에 급수가 그렇게 신기했고, 그것을 계산해 보고 여러자기에 응용해 보고자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거기 사용된 수학이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을 보통 고등학생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수학적인 디테일은 부족하겠지만, 그들이 현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컴퓨터로 응용할 수 있을 만큼은 가능할 것 같았다. 고등학생들 수준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푸리에 변환을 이용한 이미지프로세싱에 관한 학습컨텐츠 목차구상을 완료했다. 비록 소수였지만, 지난 이미지프로세싱1,2과제(링크1, 링크2)를 읽고 평소 접하지 못한 분야에 대한 학습에 재미있어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러한 이미지프로세싱이 신호처리기술의 꽃인 푸리에변환과 합쳐져서 무언갈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재미있어하는 학생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ㅎㅎ



  대학교에 들어온 뒤 나는 배우는 것에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시험에 나오지도 않을 문제를 잡고 '단지 궁금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이해하지도 못할 전공도서들을 빌려다가 낑낑댔던적이 많았는데, 카이스트에 와서는 수강과목 진도 따라잡기조차 바빴다. 다른 일에도 시간을 많이 쏟았기 때문이리라ㅎㅎ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평소 인터넷 만화나 보면서 히히덕거릴 시간에 차라리 쓸데없는(?) 공부를 하자는 마음에 Verilog에 관한 책이랑 Compiler이론에 관한 책을 한권씩 샀다.
   Hardware Description Language라는 것는 나에게 너무나 새로웠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는  운영체제나 가상머신 또는 웹이라고 하는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위한 언어였다. 결국엔 소프트웨어라는 말인데 HDL은 다르다. 하드웨어를 위한 언어인 것이다. 튜토리얼 사이트에서 소스를 복사해와서 Quartus II 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그냥 재밌었다. 답답한 메모리상에 있던 코드조각이 컴퓨터 밖으로 뛰쳐나올 기분이랄까-_-;
  Compiler이론은 카이스트 전자과 학부 커리큘럼에 없을 뿐더러 앞으로 수강할 어떤 과목과도 관련이 없다. 그냥 알고싶어졌다- 저번에 썼던 <나의 학과선택 이야기>에서, 나는 사람과 자연현상 사이의 Layer를 연결해주는 전자공학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결론지었다. 컴파일러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사람이 손으로 작성하는 프로그램이 컴파일러에 의해 기계가 알아들을 수 있는 형태의 것으로 바뀌고 그것은 다시 기계에 의해 실행되어 사람에게 결과를 보여준다. 처음 BASIC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웠을 때 그 과정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그래서 더 자세히 알고싶어서 책을 산 것이다. 지금까지 컴퓨터 분야에 대한 학습은 전부 이런 식이었다. 그냥 느닷없이 알고 싶어져서 책을 사다가 배우고, 그것은 예상치 못했을 때 크게 도움이 되었었다. 지금 이 공부도 나중에 뭔가 행운의 표시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ㅂ-ㅋㅋ




  부산에서 가져온 짐을 오늘에서야 다 정리했다. 데스트탑과 노트북을 전부 산뜻하게 포맷하고 당분간 노트북을 주로 사용하기 위해 자료를 정리했다. 홀가분하다. 내일까지 해야 할 숙제가 없는 상태에서 쓸데없는 책이나 읽으며 마음을 정리하는것, 방학만의묘미가 아닐까~





Posted by jongw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