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2005. 11. 8. 23:13
사실; 원칙은 12시가 되자 마자 전기가 나가야 된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입학할 때 즈음에는 12시 20분 정도까지

소등시간이 늦춰져 있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항의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중간고사기간 (사실 5~12주에 널리 걸쳐 있는)와

기말고사기간 (16주니까 13주부터 해당함;)을 빌미로

소등시간을 1시까지 연장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학기, 복도에 붙어 있는 하얀 박스에서

차단기를 살짝 올리면 모든 전기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리들은

매일밤 사감선생님과의 사투를 불사하고 전기를 올려 사용하였다.

마치 조국을 잃은 독립운동가가 광복을 위해 목숨바치듯이,

전기를 잃은 우리는 전기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_-

이대로 2학기가 되자 사감선생님은 뭔가 영구적인 대책을 마련코자

하얀 상자를 더이상 건드리지 못하도록 아크릴판으로 막아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첫날의 우리는 침울함에 휩싸였다.

매일같이 독립 전사들이 가져다주는 전기를 더 이상 느낄 수 없다니..

하지만 여기서 멈출 우리들이 아니었다.

설치된 지 겨우 이틀 만에-_- 천문학과에서 렌치인가 하는 공구를 가져와서는

단숨에 전기를 올려버렸다.

우리는 환호했다.

이제 사감선생님이 전기 내리기가 더 어렵게 생겼다-_-ㅋㅋ

언제나 우리는 전기와 함께하리~
Posted by jongwook